블로그를 통해서 한글화를 시작한지 10년이 다되어가네요. 괜한 짓을 시작했다라는 생각도 살짝 스치는군요ㅋ 어쨌든 그 시간 동안 울티마 시리즈와 좋아하는 게임들 한글화 해보겠다고 수많은 삽질, 뻘짓, 노가다를 해봤는데 그 과정에서 울티마 한글화(비단 울티마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지만)에 관해 나름 몇 가지 원칙을 세운 것이 있습니다.



1. 오리지널 발매작(애플2 / PC)만을 대상으로 한다. 

오리지널 발매작은 제작자의 의도가 가장 많이 반영되고 해당 작품의 기준점이 된다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억이 깃든 작품들도 이 오리지널 작품들이죠. 이식작은 결국 이식작이더라고요. 기종에 따라서는 원작에 대한 왜곡까지 들어가다보니 아무래도 꺼려지게 됩니다.

다만 fm towns판 울티마 6만은 예외로 두고 있습니다. 개리엇이 참여했으며 원작 훼손 없이 음성까지 추가되어 결정판 취급을 받고는 데다 개인적인 애착도 많아서요ㅋ



2. 한글 출력은 완성형을 지향한다.

가장 딜레마가 많은 부분입니다. 30년이 넘은 영문 게임이다보니 디스어셈블 등의 기술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기에 현재로서는 애플판이나 도스판에서 완성형 한글을 출력한다는 게 요원하기만 하죠. 그래서 Exult 같은 OS포팅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또한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임은 분명합니다. Exult를 제외하고는 아직 완성된 것들이 없어서 손가락 빨고 있는거죠 뭐ㅋ 울티마 4 디컴파일 건 같은 것도 이래저래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데 성과가 나올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반조합식 같은 변칙적인 방법도 있긴 한데 이건 나름대로 문제가 많습니다. 우선 문자 출력의 일관성 / 규칙성이 없습니다. 글꼴 철학까지 바라는 건 아니지만 자간 장평에서부터 문제를 보입니다.

그리고 글자수 제약 / 출력 제한 등의 문제로 원문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축약해야 합니다. 저는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통상 문장에서 1/3 정도가 잘려나갑니다. 힘들게 번역하고 그걸 다시 글자수나 출력수에 맞춰 줄여야하는 이중고에 비해 결과물은 원문의 의미에서 일부가 잘려나간 반쪽짜리가 되는 거죠. 

다만 상기의 문제는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제대로 된 한글 출력을 기다리는 것이 낫다.
vs 글꼴이 불완전하고 원문을 축약하더라도 당장에 한글로 즐기는 게 중요하다.

라는 취향의 문제라서 뭐가 맞고틀리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전자의 입장이지만 많은 분들은 후자쪽을 지지하는 것 같더군요. 어떠한 형태가 되었건 해석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건 분명 어마어마한 매리트입니다. 제 자신도 해석하면서 게임을 한다는 게 이제는 너무 피곤합니다. 게임 자체도 잘 안 하지만요ㅋ



3. 원문의 뜻을 가급적이면 다 담는다.

대단한 실력은 아니지만 이것저것 번역 해보면서 느낀 건 결국에는 우리말에 가깝게 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라는 겁니다. 초기에는 직역에 가까운 의역을 선호했는데 생각이 점점 변하더라고요. (물론 제 자신은 번역체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게 되더군요.)

그런데 울티마에 있어서는 문어체로 직역에 가까운 의역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어렸을 때 보던 공략과 사전 찾으며 즐겼던 느낌을 유지하고 싶은 순전 개인적인 취향이 이유입니다. 80년대 번역물 스타일? ㅋ

생각은 계속 변하는 법이라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죠.



서두가 길었습니다.

울티마 8이 펜타그램을 통해 한글 출력이 가능해졌습니다. 호준 님이 좋아하시려나요? ㅎㅎ

현상황에서 저 혼자 진행하긴 어려울 것 같고 카페에서 진행하면 어떨까 싶은데 의사를 타진해봐야겠습니다.


http://cafe.naver.com/ultimaoffline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NSM53 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