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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S/게임 주저리

번역에 있어 완역과 음역의 선택

by NSM53 PROJECT 2009. 12. 3.

*** 장호준 님의 http://wonst719.cafe24.com/zbxe/43740 글에 대한 트랙백인데 트랙백이 제대로 안 되네요.


번역에 있어 완역과 음역의 선택은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러나 결과물이 완역이 되었든 음역이 되었든 그것은 역자의 번역 수준 문제이지 무조건 음역은 틀리고 완역이 맞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완역을 한다면서 오히려 의미불명의 새로운 한자어를 만들어내는 오류를 범하기도 합니다. ( 그랬습니다.)
아무리 국문법을 확실히 준수하면서 번역하였다고 해도 원문이 가진 본래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거나 독자가 그 문장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것은 역자가 번역이라는 말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겠죠. 번역이 제 2의 창조라고는 하지만 외국어의 의미를 우리말로 전달하는 것이 그 근본임을 잊어선 안 될 것입니다.

물론 상당수의 아마추어 번역물에 문제가 많은 건 사실입니다. 번역의 질은 둘째치고 기본적인 맞춤법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게 많으니까요. 이건 일본 관련 아마추어 번역물에서 특히 많습니다. 외국어만 우선시하고 국어를 등한시한 것이 주된 이유겠지요.
하지만 언어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하는 법입니다. 외국어 중에 우리말로 표현이 안 되는 것은 외래어로서 우리말로 받아들이게 되는 거죠.
저도 초기엔 완전 우리말로 하고자 하는 생각에 국립 국어원에서 많은 검색과 문의를 해봤는데 그 중 기억에 남았던 답변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니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국어 사전에 없는 '시전(示展)'이라는 단어에 관한 문의.


특정 분야에서 일정한 뜻을 나타내는 말로 의사소통되고 있고, 그것을 바꾸어 쓸 만한 단어를 상정하기 어렵다면, 그것대로 쓰는 것을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일본어 '~するかな'의 번역체로 생각되는 '~할까나'에 대한 문의.


문의하신 종결형은 어미, '-ㄹ까'와 '-나'를 함께 쓴 표현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일본 어법에서 온 것이라고 볼 근거가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국어는 교착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어미간의 결합이 가능합니다. '-ㄹ까'는 해할 자리에 쓰여, 현재 정해지지 않은 일에 대하여 자기나 상대편의 의사를 묻는 종결 어미이고, '-나'는 자기 스스로에게 묻는 물음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입니다. 

따라서 정해지지 않은 일을 결정하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에게 물을 때 '-ㄹ까나'를 사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ㄹ까'만 사용할 때보다는 '-나'로 인해 스스로에게 묻는 의미가 증감된 것으로 볼 수 있고, '-나'만 사용할 때에 비해서는 '현재 정해지지 않은 일에 대해 자기의 의사를 묻는 것'이라는 의미가 더해진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글을 쓰니 제 자신이 국어와 외국어를 대단히 잘하고 문법도 척척인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전 번역일 하는 사람도 아니고 잘 못합니다. 사전의 힘이죠. 당장 블로그에서 엔터를 남발하는 것도 정서법에 부합하는 건 아니죠. 그냥 읽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굳이 트랙백까지 하면서 이런 글을 쓴 이유는 아마추어 번역물 중에서도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수많은 고민과 공부 끝에 나오는 것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 입니다 :p

결론은 울티마 7 한글화 화이팅!!


댓글8

  • onion 2009.12.03 01:57

    통신어체만 아니어도 그게 어딘가요..-.-=b
    답글

    • NSM53 PROJECT 2009.12.03 06:38 신고

      웹상이나 채팅 등에서 쓰는 통신어체를
      마냥 나쁘게만 생각하진 않습니다.
      ㅎㅎ 처럼 거의 이모티콘화 된 건 즐겨쓰기도 하죠ㅎㅎ

  • 두부부침 2009.12.03 21:11

    아 전 개인적으로 초성체 통신체 번역도 환영입니다 ㅎㅎ
    분위기 보다는 재미를 우선으로 치기 때문이죠.
    그리고 번역하시는 분들의 노고를 잘 알기에.. 어떻게 번역을 하시건 혹은 번역실수가 많아도(정말 너무 성의없지만 않다면) 고맙게 여깁니다.

    ..특히 울티마 9 스크린샷에서 너무 맛깔나는 번역으로 인해서 오~이런 짱인 번역이~ 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낚시였다면서욧 ㅜ.ㅜ
    울티마 9을 그렇게 엽기버젼으로 번역하셨으면 정말 좋아했을거 같네요 ㅎ

    그래도 굳이 취향을 적자면: 저는 항상 직역보다는 의역을 좋아합니다. 어느나라나 말의 문화나 관용표현이 있기때문에 직역을 하면 넘 어색한 부분이 있죠.

    암튼 보니 번역도 저렇게 고민을 많이 하시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답글

    • NSM53 PROJECT 2009.12.04 09:48 신고

      초성어나 통신체도 쓰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력서 같은 데에 쓰는 건 문제겠지만
      소모적인(?) 것에 양념처럼 쓰이는 건
      저도 재밌다고 생각해요ㅎㅎ

      울티마 9는...뉍 낚시였습니다... 쿨럭.
      스샷처럼 하고 싶은 맘이 없던 것은 아닌데
      용기가 없었습니다;;

      전 뭐 근본없이 막 번역하는 거라 의역, 직역 대중없습니다ㅋ 제가 보기에 어색하지 않게 하는 정도죠.
      근데 이것도 양이 많아지면 '에이 몰라~'
      이렇게 되더라고요ㅎㅎ

  • 아스라이 2009.12.03 23:55 신고

    어라라? 장호준님도 그렇고 요즘 번역이란 것에 대해 다시들 생각해보시게 되는 시점인가봅니다. 솔직히 직업적인 번역이 아니라면 너무 심각해지지는 말자구요~
    우리는 좋아서 하는 거 아닙니까.
    답글

    • NSM53 PROJECT 2009.12.04 09:54 신고

      원문 글을 장호준 님이 너무 진지하게 쓰셔서
      장난치면 혼 날 것 같아 저도 진지하게 썼더니
      글이 너무 무거워졌나봅니다^^;

      의미를 크게 두는 건 아니고 피드백 같은 거랄까요.
      전 작업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었는데
      거의 피드백을 받지 못한 관계로
      (제가 작업물을 별로 공개한 게 없긴 하지만-_-)
      남겼던 글입니다.
      개인의 열정만으로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댓글도 없고 횡하면 너무 그렇잖아요-.ㅜ

  • jherico 2009.12.14 04:56

    전문적인 번역가가 아니라도 영문의 해석, 번역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 생각하는 문제인것 같네요...

    의역이 어느정도까지 이해될까...의역은 어느정도가 한계인가 이런거 같은데요. 혹시나 도움될까 싶어서 조심스레 권해드려 봅니다.
    안정효씨 번역의 테크닉이란 책 한번 시간나면 보시는것도 도움 될것 같습니다. 영문법책은 아니고 그냥 이렇게는 오역하지 말자.

    광고는 아님다..ㅎㅎ 한 13년전에 나온책이고 지금도 팔지는 모르겠네요. 제가 그 책 처음 나왔을때 인상깊게 읽었던 책이라.
    답글

    • NSM53 PROJECT 2009.12.14 20:07 신고

      좋은 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시간 내서 한 번 읽어봐야겠내요.

      정말 좋아하는 작품들이라 제가 손대보긴 했지만
      영문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번역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도 아니라 어쩌면 저한테는
      과분한 고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벌려놓은 것들이 마무리되면 이쪽으로
      손댈 일은 앞으로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