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한글화 뻘짓을 하나 올려볼까요. 제목은 거창하지만 사실 별 거 아닙니다ㅎㅎ
블루 시드는 새턴 초기에 나온 롤플레잉으로 3X3EYES로 유명한 다카다 유조 의 원작 만화를 기반으로 한 게임입니다. 물론 게임 내용은 원작과 다르며 메가CD로 발매된 '3X3EYS 성마전설'과 게임 스타일과 분위기가 상당히 유사합니다. 아마도 같은 팀에서 제작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메가CD용 3X3EYES, 원작자도 같군요.
초기 게임답게 게임 자체는 32bit 게임기의 성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기 보다는 수퍼 패미컴이나 메가 CD에서 조금 더 발전된 정도의 수준입니다만 게임 저장 매체가 CD로 이동되고 32비트 기기로 발매된 만큼 화려한 화면 연출이나 동영상 삽입 등 이전 16비트 시절과는 확실히 다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물론 메가CD 게임 중에서도 동영상이 들어간 것이 있습니다만 퀄리티가 좀 우울했죠.
그러한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나는 부분이 바로 전투입니다. 일반적인 JRPG의 전투와는 달리 카드배틀(...)인데 놀랍게도 동영상으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화면에 뱅글뱅글 돌아다니는 카드의 연출도 나름 멋지고 카드 사용에 따른 결과가 동영상으로 나타나는 것도 신선합니다만 아무래도 동영상이다보니 표현과 용량의 한계로 전투가 길어지면 같은 장면이 계속 반복되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당시에 18추 등급으로 발매되었는데 여주인공 팬티가 나와서라네요...
어쨌든 한글 출력이 관건이니 테스트해봤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잘 됩니다. 다만 일반적인 경우와는 다르게 폰트를 로딩해 쭈욱 사용하는 게 아니라 각 대사 파일마다 폰트가 들어 있어서 대사를 읽어들일 때마다 그 파일에 있는 폰트를 읽습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면 이게 S-JIS 같은 걸 사용하는 거라면 큰 상관이 없는데 고유코드인데다 각 대사 파일마다 배열과 폰트수가 전부 다릅니다. 대사파일이 79개이니 한자를 전부 노가다로 찾아 79개의 테이블을 만들어야 한다는 심각한 괴로움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대사의 압축 여부를 아직 확인해보지는 못했지만 대충 Hex 코드를 살펴본 바로는 압축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뭐 노가다야 작정하고 하면 얼마든 할 수 있는 거지만 번역 분량이 늘 문제가 되죠 :) 일단 한글 출력까지만 확인해봤습니다. 또 기회가 되면 진도가 더 나갈 수도 있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블루 시드의 저 방식은 샤이닝 포스 3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샤이닝 포스 3는 http://www.shiningforcecentral.com/ 에서 영문화가 진행 중입니다. 샤이닝 포스 3 한글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상기의 사이트를 방문해보세요.
그리고 여담입니다만 32비트 콘솔 게임은 유저 한글화가 된 것이 거의 없습니다. 해외에도 해킹에 관한 자료가 부족한 것이 아마도 주된 원인이 아닐까 싶은데 콘솔 게임의 자국어화는 그 특성상 실기보다는 에뮬레이터에서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해킹이 한창 활발하던 시기에 32비트 콘솔은 마땅한 에뮬레이터도 없고 그에 따른 디버거라든지 툴 같은 것도 전무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뭐 요즘에는 32비트 기종에 대한 정보도 필요한 만큼은 나와 있고 에뮬레이터도 상당히 잘 돌아갑니다만 시디 이미지 재구축의 어려움이라든지 롬팩 시절과는 달리 번역할 작업량이 몇 배는 늘어나는 문제도 있고 현행 기기에서 다운로드 컨텐츠로도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게임도 있어서 향후에도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뭐 현행기기인 NDS 게임의 유저 한글화가 계속 나오고 배포되는 걸 보면 일반적으로 크게 신경 안 쓰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새턴이나 플스1은 10년이 훨씬 넘은 기종이니 어느 정도는 묵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안일한 마음도 좀 들고... 뭐 모르겠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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