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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S/게임 주저리

환영도시 (Illusion City)

by NSM53 PROJECT 2010. 2. 3.

▲ 스크린 샷은 9801 버전입니다.

 

오늘의 마이너 게임. 바로 환영도시입니다.

1991년 12월에 MSX TR로 발매, 후에 PC 9801, FM TOWNS, X68000, MD-CD 등으로 이식된 마이크로 캐빈의 작품입니다. 정확히는 PC 9801과 MSX를 동시 개발하고 모종의 사정으로 MSX가 약간 먼저 발매되었습니다.

당시 일제 PC 게임들이 시나리오상 중요한 부분의 연출을 비주얼 신으로 처리하던 것과는 달리 필드상의 캐릭터들이 직접 행동합니다. SFC 시절의 파판 등에서 흔히 보이던 연출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물론 SFC야 용량 문제 때문에 그런 거지만요. 이러한 시스템이나 그래픽은 후에 Xak 3에도 이어집니다.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자면 사이버 펑크, 특히 블레이드 러너에서 많이 차용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스피너 같은 경우는 아예 대놓고 나오죠. 무거운 분위기를 가져온 만큼, 존재론이나 기업의 사회 지배 같은 패러다임을 주제로 심도 깊게 풀어 갔으면 좋았을 텐데 시대가 시대이다 보니 그 정도까지는 무리였을까요? 사이버 펑크 배경에 인도 신화를 적절히 섞어 마천교라는 종교 집단 등장, 마물 퇴치 등 적당히 그 시절 JRPG 게임답게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대략적인 배경 스토리를 소개하자면, 미래 200X년 중국에 반환된 홍콩은 원인불명의 지각변동으로 하룻밤만에 괴멸됩니다. 중국 정부는 국제 정보 기업 집단인 SIVA에 조사를 위탁하고 조사 후 SIVA는 홍콩의 회복을 조건으로 주권을 이양받고 자치권을 획득합니다.

202X년, 폐허가 된 구 홍콩 위로 인공 지각을 설계, 스피너가 하늘을 날고 지상에는 EV가 질주하는 미래 도시 네오홍콩이 세워집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인공 지각은 상층 구역(Inner Area)이라 불리고 인공 지각 밑에 있는 구 홍콩은 하층 구역 (Outer Area) 라고 불리게 되는데 하층 구역을 관할하는 인민 경찰 메이홍이 고속도로에서 한 소녀를 보호하게 되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게임의 제목인 환영도시는 바로 이 네오홍콩을 일컫는 또 다른 이름입니다.

한 가지, 게임 내 주인공 이름 때문에 여러 얘기가 있었나 본데 배경이 홍콩인 만큼 중국식으로 읽습니다. 메뉴얼에도 떡하니 중국식으로 발음이 적혀 있죠. 주인공인 天人은 '티엔런', 美紅은 '메이홍' 같은 식으로요. 매뉴얼엔 '티엔렌'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건 일본의 발음과 표기법 때문에 그렇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구구절절 적어 놓은 건 끝판왕이 너무 강해서 도저히 클리어를 못하고 있었는데 결국 클리어했다는 소식을 전하려고 한 겁니다!

엔딩 구경이나 하시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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