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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IMA/울티마 주저리

울티마 자유도 이야기

by NSM53 PROJECT 2022. 2. 12.

RPG 게임에서 흔히 언급되는 특성 중 하나가 바로 자유도인데, 이 자유도라는 개념이 상당히 포괄적이라서 네가 말하는 자유도와 내가 말하는 자유도의 의미가 다른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이 자유도라는 게 뭘까요? 우선 국내에선 레퍼런스를 못 찾겠습니다. 관련 논문이나 학술자료가 있다면 제보 부탁합니다. 끝

 

 

 

...은 아니고 RPG 본가인 양키성님들 얘기를 들어보죠. 막연히 자유도라고 퉁쳐서 얘기하지 않고 크게 두 가지로 설명을 합니다.

 

하나는 non-linear narritive로 비순차적 서술, 즉 흔히 말하는 '비선형적 진행'과 다른 하나는 object interactive action 또는 object interaction 이른바 '객체 상호작용'입니다.

 

원조인 테이블탑 RPG 개념의 연장인데 복잡한 얘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저도 몰라요.

 

어쨌든 이 두 가지를 한데 모아 꾹꾹 눌러담은 대표적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울티마 시리즈입니다. 특히 중기인 4~6편은 비선형적 진행의 진수를 보여주죠. 엔딩을 향한 목적과 조건만 제시되고 수단과 방법은 자신이 알아서 하면 됩니다.

 

▲ 수십 년 전통의 비선형 맛집 (현재 폐업)

 

 

다만 7편에 이르면서부터는 서사가 강화되고 시대의 변화와 이런저런 요건 탓에 비선형적인 진행이 상당히 줄어듭니다. 순서대로 진행하지 않으면 키워드가 나타나질 않아서 퀘스트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반면에 빵 굽고 똥기저귀를 무기로 쓰는 등 상호작용의 발전은 정점에 달하죠. 오늘날까지도 이 정도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게임은 흔치 않습니다.

 

국내에서 7편의 자유도를 찬양하는 것도 이러한 상호작용의 영향이 클 거라 생각합니다. 반면 서구 골수팬 중에선 7편부터 울티마가 선형 게임이 되었다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뭐 그쪽 동네는 발더스 게이트도 초창기엔 JRPG라고 그냥 깠습니다... (그냥 자기 맘에 안 들면 다 까는 거 같아요.)

 

▲ 이보쇼 의사 양반! 내가 선형 게임이라니! 으아아...

 

 

이렇게 자유도라는 개념은 앞서 설명한 대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울티마 시리즈 내에서도 중기까지와 후기의 자유도 개념이 조금 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 둘을 구분해서 설명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미 자유도로 굳어진 표현이라 전문적인 분야를 제외하곤 이제와 이 둘을 굳이 분리해서 설명하기가 조금은 애매합니다. 거기다 근래에는 오픈월드와 샌드박스 같은 개념 확장까지 이루어지니 더욱 그렇습니다.

 

던전에서 열쇠를 구해 감옥에 갇힌 공주를 구하고 대마왕을 물리치는 흐름의 서사에서, 감옥을 무너트려 공주를 물리치고 대마왕과 결혼해 던전에 신혼집을 마련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진행했다면 이건 비선형적 진행일까요 아니면 상호작용일까요?

 

복합적인 거라 그냥 자유도라고 부르면 아주 편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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