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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ZARDRY/위저드리 주저리

위저드리는 원래 유머가 가득한 작품이었다?!

by NSM53 Project 2011.11.13




국내에서 위저드리는 흔히 하드코어하고 진지한 중세 판타지 작품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매니아적인 D&D의 영향과 작품 저변에 깔려 있는 미국의 geek 문화 등 영미권 유저가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존재하는 데다 위저드리가 일본으로 넘어가며 그러한 유머 요소를 삭제하고 진지함을 바탕으로 한 노선을 추구했고 그러한 작품이 국내에 들어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서텍의 정통 위저드리보다 일본산 위저드리의 인지도가 더 높은 편이죠.특히 부신 시리즈)


그래서 던전 내의 텍스트에서도 간간이 보이지만 배경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든 유머를 몇개 찾아봤습니다.








Trebor 국왕과 Werdna는 개발자인 Robert J. Woodhead와 Andrew C. Greenberg의 이름을 뒤집은 것이며 1편의 지하 8, 9층은 이들의 이니셜을 본따 만들었다.

▲ 1편의 8, 9층 지도 (출처 http://www.tk421.net/wizardry/)

 

제작자의 이름을 사용한 건 워낙 유명한 얘기죠. 다만 이니셜로 던전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겁니다.




영화  '몬티 파이튼의 성배'와 '세서미 스트리트' 등의 다양한 패러디가 존재한다.

▲ 몬티 파이튼의 성배에 나오는 보팔버니 (귀엽다!)

▲ 위저드리에 나오는 보팔버니 (스샷은 릴가민 사가의 것)



몬티 파이튼의 성배는 국내 유머사이트에 올라오면서 알게 된 영화인데 위저드리에서도 패러디될 정도로 유명한 영화인가 봅니다. 아니면 제작자의 성향이 반영된 정말 매니악한 유머일 수도 있고요ㅋ




Blade Cusinart는 주방용품으로 유명한 Cusinart社의 社名을 차용한 것이다.
(쿠진아트 홈페이지 http://www.cuisinart.com/)

특히 4편인 The Return of Werdna에서는 '약 조제를 위해 Blade Cusinart가 필요하다'는 장면이 있지만 이것은 Cusinart가 주방용품 회사명을 차용한 것을 모르면 왜 약조제를 위해 Blade Cusinart(믹서기)가 필요한지 이해할 수 없는 유머이다.

일본판에서는 이러한 유머 요소를 전면 삭제하고 명장 카시나트가 만든 검이라는 설정을 붙여 일본인 기호에 맞게 변경하였다


저도 처음 알게된 사실입니다. 주방용품에 관심을 가질 일이 없고 현지 문화를 모르니 Cusinart라는 회사를 알 리는 더욱 없겠죠. 현지인이 아니면 알기 힘든 요소인데 우리도 '도루코 면도날' 같은 걸로 패러디한 요소를 게임 속에 삽입하면 외국인이 이해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일 듯 싶습니다.

특히 4편의 경우는 매니악한 유머 외에도 기독교 지식이나 고전문학 등 다방면에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고 합니다. 현지인도 이해하기 어렵다는데 외국인 입장에서는 완벽히 이해하며 즐긴다는 게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네요.






이러한 유머 요소를 아메리칸 조크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TRPG를 즐기면서 나누는 사람들의 농담 같은 것들을 CRPG에 녹여들게 함으로써 현장감과 유쾌함을 주고 싶었던 제작자의 마음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을 이해하며 웃으면서 즐기지 못하고 그저 진지함으로 대할 수밖에 없는 우리네 입장에서는 넘을 수 없는 아쉬움의 벽으로 다가오지만요 :)


댓글18

  • 오스틴 2011.11.14 03:06

    매뉴얼에 있는 일러스트들도 상당히 코믹하게 그려져 있어서 상당히 신선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세팅 자체도 세계를 구하니 마니하는 운명적 요소도 없이 좀 소소한게 사실이죠. 후속작으로 갈수록 좀 진중해지긴 합니다만.
    답글

    • NSM53 Project 2011.11.14 23:52 신고

      말씀처럼 미국 카툰 분위기의 일러스트죠.
      진중함보다는 경쾌한 모험 같은 느낌이 들게 합니다.
      브레들리가 주도권을 쥐면서 진지해지기 시작하더군요.

  • 팬입니다!! 2011.11.14 03:28

    위...위저드리가 이런 게임이였는지 처음 알았네요. 전형적인 매니악알피지로 알고있었는데;;

    예나 지금이나 이런걸로 장난치기 좋아하는 제작사들은 항상있는것같네요. 구글링돌려서 자료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ㅎㅎ
    답글

    • NSM53 Project 2011.11.14 23:53 신고

      게임 저변에 깔려 있는 내용은 이렇지만
      난이도는 그렇지가 않죠ㅎㅎ

      알면 더 재미있을 부분이 많이 있지만
      전부 캐치할 수 없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 2011.11.14 03:44

    일본문화가 많이 섞여있어서 뭔가 아스트랄한 느낌은 있었어요.
    답글

  • onion 2011.11.14 16:21

    오호.. 역시 저때는 이스터에그가 곳곳에 난무하던 시기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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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뎌 2011.11.15 19:04

    퍼즐에 너드(nerd)식 개그센스가 꽤 있어서 풀기 어려웠죠. 5편에서도 우물 밑으로 잠수하려면 고무 오리(미쿡 영화나 만화에 흔히 등장하는 욕조에 둥둥 떠있는 고무 오리 인형)가 없으면 익사하기 때문에 고무 오리 챙겨가야 하는 개그가 -ㅅ-;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풀고나서 어찌나 황당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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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SM53 Project 2011.11.20 19:59 신고

      전 그런 개그센스를 좋아해요ㅎㅎ
      말장난이나 황당한 시추에이션 뭐 이런 것들이요.

      다만 바로 이해할 수 없고 한번 해석을 거쳐야
      한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죠 :(

  • 블랙 2011.11.15 22:58

    위저드리 1에 만화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벤트를 만들었었다고 하는데 그만 프로그래밍 실수로 이벤트 설정을 0으로 만들어서 프로그램 상에만 존재하는 이벤트가 되어 버렸다더군요. 나중에 이게 숨겨진 요소로 인식되어져서 타기종 이식판에서도 해당 이벤트의 설정은 0으로 해놓았다고 합니다.
    답글

    • NSM53 Project 2011.11.20 20:02 신고

      오, 그런 뒷얘기도 있었군요.
      1로 바꿔주면 해당 이벤트를 볼 수 있을까요?

      이런 숨겨진 요소들을 하나하나 발견할 때마다
      게임이 더 즐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 블랙 2011.11.21 07:57

      http://www.zimlab.com/wizardry/mook.htm

      Thundarr the Barbarian이라는 만화의 캐릭터 입니다.

    • NSM53 Project 2011.11.21 22:13 신고

      유사한 디자인의 캐릭터 때문에 낯이 익어서인지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네요.

      제작자들이 만화도 무척 좋아했나 보군요ㅎㅎ

    • 블랙 2011.11.22 10:38

      출처 : 게임의 역사 (저자 : 러셀 드마리아)

      원래는 게임 안에 레벨 4 무렵에 발생하는 일회성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만화 주인공(*) 이 등장하는 이벤트 인데, 그만 이벤트 카운터를 0으로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결국 그 이벤트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 숨겨진 이벤트가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또 머피의 유령 이름을 앤디의 친구 이름을 따서 폴 머피로 했는데,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친구들 이름이 이런 식으로 게임 안에 등장합니다. 우리만 알 수 있는 숨겨진 농담인 셈이지요.

      또 종종 고객들의 항의를 잠재우는 방법으로 '그것은 버그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의도된 기능입니다' 라는 말을 사용하곤 했습니다. 나중에 빌 게이츠가 이 방법을 훔쳐다 때돈을 벌었지요. 결국 처음에 말한 이벤트 버그는 의도된 기능이 되어 IBM PC용으로 재 출시된 위저드리 버전에도 숨겨진 이벤트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 로버트 우드헤드

      (* 원서에는 어떤 만화 캐릭터인지 이름이 나와있습니다. 번역판에서는 국내에 알려진 캐릭터가 아니라서 이름은 빼고 그냥 만화 캐릭터로만 번역한듯 합니다.)

  • 야누스 2011.11.16 00:28

    뭔가 원어민이 아닌 이상 문화를 다 이해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니;; 예전에 저도 그런 한계라고 하기에는 뭐하고 느낄 수 없는 뉘앙스라 해야되나 갭이라고 해야되나 아무튼 그런게 있더군요.

    답글

    • NSM53 Project 2011.11.20 20:03 신고

      예전 게임들은 클릭하기 전에 대사가 넘어가는
      경우가 별로 없었는데 요즘엔 실시간 연출 때문인지
      대사가 그냥 휙휙 지나가죠.

      해석할 시간을 좀 주면 좋겠습니다ㅎㅎ

  • 김영휘 2016.03.30 18:52

    그러고 보니 위저드리 1 매뉴얼과 게임 내에 살짝 깨는 요소들이 있더라구요.
    비자 카드 받는 여관과 연말이라면서 부활 가격 할인하는 신전, 그리고 던전 후반부의 그 유명한 'TRBOR SUX'...
    답글